경운대사 가사 통도사성보박물관에 기증

  
  통도사성보박물관(관장 지준스님)은 김건흥 선생(일본 동경 거주)로부터 “경운대사 가사” 1건 1점을 기증 받았다. 가사(袈裟)는 스님이 입는 옷으로 범어(梵語)로 Kasaya라고 하며, 인도의 Kasaya를 중국에서는 가사라 음역(音譯)하였고, 우리나라에서도 중국의 영향으로 가사라고 칭하고 있다. 가사는 괴색(壞色), 부정색(不正色), 적색(赤色), 염색(染色)으로 색이 일정하게 정해지지 않았다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천조각의 모아 만들기 때문에 분소의(糞掃衣)라고도 한다.

이번에 기증한 경운대사 가사는 김건흥 선생이 부친 김정주 선생으로부터 물려받아 소장하게 된 것으로 고종황제가 용포로 마련하였던 비단을 하사하여 경운대사의 가사로 사용하도록 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이 가사는 서울 개운사 맹현우 스님이 조성하고 경운대사의 입적 후 수제자인 최종호스님이 보관하였던 것이다.

  경운대사 가사는 은사(銀絲)로 쌍용문을 시문한 홍색직물을 사용한 9조 가사로 일부 얼룩과 훼손이 있으나 전체적으로 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가사의 상단 가선에는 연봉매듭고리가 있으며, 중앙의 제5조를 중심으로 좌우대칭으로 각각 4조씩 이어가면서 구성하고 바느질선에 트임을 주어 통문을 두었다. 사방 가장자리에는 동일한 직물을 사용하여 가선을 연결하였다. 제5조에는 구름과 연화, 범자를 배경으로 일(日) ․ 월(月)을 상징하는 토끼와 삼족오를 자수한 원형 장식판을 부착하였으며, 가사의 사방 모서리에도 상단에는 ‘天’자를, 하단에는 ‘王’자를 자수한 방형 직물을 덧대어 사천왕을 표현하였다.
 
  경운대사 가사는 견사(絹絲)에 은사를 말아감아 사용하여 문양을 표현한 점, 그 문양이 연화만초(蓮花蔓草)를 배경으로 대각선으로 서로 마주보면서 여의주를 물려고 하는 두 마리의 용을 표현한 점 등은 순천 선암사성보박물관 소장 쌍용문직은가사(雙龍紋織銀袈裟, 중요민속자료 제244호)와 동일한 직물이며, 부분적인 차이가 있지만 가사의 구성과 자수기법 등 전체적으로 유사한 모습이다. 선암사 쌍용문직은가사는 순조(純祖) 때 하사 받은 것으로 구전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가사 뒷면에 ‘경운(擎雲)’이라는 묵서가 있다. 경운스님은 경붕익운(景鵬益運, 1836~1915)스님의 법제자로 스승으로부터 이 가사를 전수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두 가사에 사용된 직물의 문양으로 쌍용(雙龍)이 등장하는 것은 당시 이 직물 자체가 황실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예로 선암사 소장 쌍용문직은가사와 경운대사 가사가 많은 연관점을 가짐을 알 수 있다.
 
  이번 기증된 가사는 고종에게 하사를 받아 조선황실과 연관관계를 가진다는 점, 은사(銀絲)를 사용하여 쌍용문을 표현한 당시 최고급의 비단을 사용하였다는 점, 선암사 소장 쌍용문직은가사와 동일한 직물․구조를 가졌다는 점에서 직물 및 의류사 연구에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정문화재로도 손색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통도사성보박물관은 이번에 기증받은 가사를 “제 1366년 통도사 개산문화대재”를 맞이하여 10월 1일부터 통도사성보박물관 역사실에서 일반에 특별공개하고, 관련 연구자들의 학술적 고증을 거쳐 문화재 등록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기증자의 고귀한 정신을 기리기 위하여 통도사 사부대중의 뜻을 모아 10월 5일 오후 2시 제25회 청주 보살사괘불탱특별전 개막에 맞춰 박물관에서 김건흥 선생께 기증서 및 감사패를 수여한다. 통도사성보박물관은 앞으로도 귀중한 불교문화재의 기증․기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숨겨진 성보를 발굴하고 이를 불교홍보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 통도사성보박물관 학예연구실, 문의 전화(055-382-1001)

  경운대사 가사, 조선후기, 215×103cm

경운대사 가사 세부

‘왕’명 자수

일월문 원형 장식

쌍룡문 장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