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사는 경남 고성군 개천면 연화산(蓮華山)에 위치한 사찰로 신라 문무왕(文武王) 16년(676)에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현재 옥천사의 전각 중 오래된 건물은 영조 40년(1764)에 건립된 자방루(滋芳樓)로 지방유형문화재 53호로 지정되어 있다. 한편 자방루에는 괘불을 조성한 후 구연선시(九淵璿諡)스님이 기록한 「옥천사괘불화성조기(玉泉寺掛佛畵成造記)」(1808)가 전해지고 있는데, 옥천사의 괘불이 파손되고 오래되어 새로 제작하게 되었다는 기록을 통해 현전하는 <옥천사 괘불(玉泉寺 掛佛)> 이전에도 이미 옥천사에 오래된 괘불이 존재하고 있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이 밖에 18세기의 전각으로 적묵당(寂黙堂)(1754)과 탐진당(探眞堂)(1754)이 있으며, 고종 때인 19세기 말에 건립된 대웅전, 팔상전, 나한전, 칠성각, 독성각, 산신각, 명부전 등이 남아 있다. 또한 옥천사에 소장되어 있는 고려시대의 옥천사임자명반자(玉泉寺壬子銘飯子)(1252, 보물 495호)와 조선시대의 옥천사대종(玉泉寺大鐘)(1701)과 같은 유물들은 옥천사가 유서 깊은 사찰임을 짐작케 한다.

<옥천사 괘불>은 조선 순조 8년(1808)에 제작된 높이 10미터에 가까운 대형의 야외의식용 불화이다. 옥천사 괘불은 19세기 초에 제작된 귀중한 사례로, 화기(畵記)와 괘불 뒷면의 기록이 상세히 남아 있어 여러 가지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있다.

화면은 세로 948.0cm, 가로 703cm의 크기의 비단 바탕에 입상의 석가삼존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으며 그 뒤로 아난과 가섭, 그리고 여섯 분의 부처가 위치하고 있다. <옥천사 괘불>은 화기에서도 밝혔듯이 인도 영취산(靈鷲山)에서 『法華經』을 설하시는 석가여래의 설법회인 영산회 장면을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다.

<옥천사 괘불>을 그린 수화승 금어 화악당 평삼은 현전하는 작품으로 미루어보아 1765년부터 1808년까지 약 40여 년간 전라도와 경상도 지역에서 활동한 화승이다. 옥천사 괘불은 평삼이 수화승으로 참여하였을 뿐 아니라 그가 남긴 마지막 불화로 그의 역량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평삼이 참여한 작품 중 <용문사 괘불>은 순천 선암사의 화승 쾌윤(快允)과 함께 동참하여 그렸던 사실이 화기를 통해 알려져 있어 직접적인 화연 관계에 있었다고 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용문사 괘불>의 도상이 <옥천사 괘불>의 도상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괘불을 보관하기 위해 괘불 제작 당시 함께 만들어진 아름다운 괘불함이 기록과 함께 잘 남아 있어 매우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기법적 측면에서 공예적 가치를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묵서로 제작자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있다.

이 괘불은 근대기까지도 기우재에 영험한 것으로 알려져 사찰 밖으로 모셔져 재를 지내기 위해 현괘되기도 하였고 이러한 사실이 당시 신문을 통해 소개되었다. 옥천사 괘불은 부처님을 시각적으로 재현한 그림일 뿐 아니라 기우재나 영산재 등 의식에 사용하는 불화이면서, 당대의 기록을 담고 있는 19세기 초의 중요한 작품으로 불교미술사적 측면에서 큰 의의를 지녔다고 할 수 있다.